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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두운요리사12
댓글 0건 조회 24회 작성일 26-08-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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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짝퉁’ 미술관에 다녀왔다.진품이 단 1점도 없지만 입장료는 33,000원.짜바리 주제에 비싼 거 아닌가 싶었는데.싸돌아다니다 보니 도파민 터져서 4시간 순삭,입장료 따위 깨끗하게 잊힐 만큼 훌륭하더라. 일본 도쿠시마현 나루토시에 위치한 오츠카 국제 미술관은 세계 명화 복제 미술관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짝퉁들을 모아놓은 전시장이니 조잡하지만 않으면 다행이겠다 싶었다. 한데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맞닥뜨린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에서부터 뒷목을 부여잡고 말았다. 미켈란젤로의 ;이 벽면 가득 펼쳐져 있었는데, 바티칸 현지의 엄격한 고증을 거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원작의 스케일은 물론 공간이 주는 경외감까지 완벽히 재현해 낸 장인의 집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식으로 프랑스 루브르, 뉴욕 현대미술관 등 190여 개 미술관에 흩어져 있는 명화 짝퉁 1000점을 전시해 놓았다. 그냥 전시만 해놓은 게 아니라, 이를테면 전 세계에 흩어진 (심지어 전쟁 때 공습으로 소실된) 고흐의 일곱 점을 복원하여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모아두었다. 루브르나 오르세에서도 불가능한 ‘꿈의 고흐전’을 성사시킨 셈이다.​ 이 작품들을 다 보려면 적어도 4시간 이상, 꼼꼼하게 보는 데는 꼬박 하루가 걸린다. 지상 2층, 지하 3층으로 일본 최대 규모라는 점에도 혀를 내둘렀지만, 내내 궁금했던 건 대관절 저작권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하는 점이었다. 이곳 관장과 담당자가 전 세계 미술관을 직접 찾아가 ‘도판 복제 기술’을 설명한 뒤에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일부 거장들의 유족(피카소의 아들, 미로의 손자 등)은 직접 기술력을 확인한 후 기꺼이 복제를 허가해 준 모양인데 그만큼 퀄리티가 뛰어나다는 뜻이겠다. 직접 보면 누구라도 그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에이, 그래봤자 짝퉁 짝퉁 아닌가? 아무리 정교하다 한들 오리지널이 주는 아우라를 대체할 수 없지. 누군가는 이렇게 평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하찮은 안목으로 볼 때, 오츠카 미술관은 진품의 오리지널리티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압도적인 기획력이 돋보이는 곳이다. 갔는데 후회했다는 형제자매님이 있다면 내가 입장료를 보상해 줄 용의도 있다, 정말로요. 그래서 언젠가 갈지 말지를 고민할 형제자매님들을 위해 오츠카 미술관의 장점을 3가지만 열거해 볼짝시면-. 1) 관람객 엄청 친화적. 어디서든 사진 촬영 허용. 그림에 가까이 가도 제지하는 안전요원 없음. 심지어 작품을 손으로 만지는 것도 가능.2) 고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근대, 현대까지 서양미술의 변천을 미술알못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분류 및 설명.3) 글로벌리한 친절함. 그림 설명마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병기가 잘 되어 있고 이를 통해 미술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가득함.​ ​어떻습니까. 한번쯤 가보고 싶어지지 않았나요? 그럼 제가 팁을 하나 드릴게요. 소설가 하라다 마하는 모리미술관과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짝퉁 큐레이터 출신답게 깊이 있는 통찰을 소설 속에 담아냅니다. 작품과 예술가를 그려내는 감각적인 필치가 일품이죠. 소설 역시 고흐와 그의 그림에 대한 묘사가 무척 생생해서 읽기를 마치고 나면 당장이라도 미술관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기분이 들거든요. 저는 북스피어 신간 ;가 출간되자마자, 아아 미술관에 가고 싶다, 어디로 가면 고흐의 ‘해바라기’를 볼 수 있으려나, 네덜란드는 너무 멀지, 인터넷에서 찾아볼까, 그러다가 “전 세계를 통틀어 고흐의 '해바라기'일곱 점 모두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공간은 오츠카 미술관이 유일하다는 문장을 발견하고 바로 비행기 티켓을 끊었던 것입니다. 미술관 티켓은 한국에서 예매하면 싸고 현장에서 길게 줄 설 필요 없이 곧장 입장할 수 있어요. 그래서 말인데, 일단 이 소설 ;를 읽고 나면 틀림없이 미술관이 가고 싶어질 테니까 그다음에 오츠카 미술관에 한번 가보는 걸로 하시죠. 특히 전시를 비롯한 각종 행사를 기획하는 형제자매님들은 꼭 와보시길. 여름휴가 중에도 신간 판매에 열을 올리는,삼송 김 사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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